♠. 오펜하이머 스토리
영화는 여러 시간대를 번갈아 가며 전개된다. 오펜하이머의 젊은 시절인 맨하튼 프로젝트, 오펜하이머 청문회, 스트로스 제독의 인사청문회로 나뉘며 칼라와 흑백화면이 번갈아가며 한 인물의 생애에 집중한다.
미국계 유대인이던 젊은 과학자 오펜하이머는 영국 케임브리지로 건너가 실험물리학을 공부하다 지도교수와의 불화를 겪고 독일 괴팅텐 대학으로 옮겨 이론물리학과 양자역학을 연구하게된다.
이후 독일서 핵분열 현상이 발견되고 2차 대전이 발발하는 상황에서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좋아하는 뉴멕시코주에서 새로운 연구를 하여 결국 최초의 핵실험을 성공하게 된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 없는 고뇌가 있었으나 이후의 모든 결정은 본인의 손을 떠나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결국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를 가져왔다. 라디오 방송으로 이 소식을 듣고 그는 죄의식에 계속 시달리게 된다.
이후에 핵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수소폭탄 개발을 반대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원자력 위원회의 일원인 루이스 스트로스와 대립되어 누명을 쓰고 숙청되었다.
그러나 스트로스 역시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런 오펜하이머에 대한 개인적 앙심이 밝혀져 망신을 당한다.
마지막으로 오펜하우스는 어느 정도 명예를 회복하고 엔리코 페르미 상도 받게 되지만 온 지구가 핵무기에 노출되는 끔찍한 상상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전반은 급박했던 세계사를 인물의 인생에 비춰 잘 보여준 영화이다.
♠ 등장인물과 감독
화려한 캐스팅으로 알려진 이 영화의 주인공 J.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는 미국의 물리학자이고 키티 오펜하이머(에밀리 블런트)는 그의 아내이다. 레슬리 그로브스(맷 데이먼)은 맨하탄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며 루이스 스트로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미국 원자력 위원회 초대 의장이다. 그 외에 데이비드 힐 (라미 말렉), 닐스 버어( 케네스 브래너), 에이드(올든 에런라이크)등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학문적 강한 주장과 정권과의 관계에 따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톰 콘티)도 애매한 이중적 태도를 보이며 후반부에 나온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꼼꼼하게 사실들이 나열되지만 배우들의 밀도있는 연기를 보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이 영상이 흘러간다. 일부 배우들은 노년까지 직접 연기를 하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으로 특히 우리나라에 더욱 알려진 감독이다. <인터스텔라>,<인셉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끈 영화의 제작자이다. 현존하는 거장으로 알려진 놀란 감독은 그만의 독창적인 연출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도 흥행에 성공하는 능력의 소유자이다. 이번 작품은 그의 12번째 작품으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파괴를 선택할 수도 있는 그런 아이러니를 깊이있게 통찰한 작품으로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국내외 반응
오펜하이머는 유니버셜 픽쳐스에서 수입/배급되며 7월에 미국에서 개봉되었으며 이미 글로벌마케팅에서 6억이상으로 흥행에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은 8월 15일 광복절에 개봉되어 개봉 5일 만에 백만 돌파로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아직 상영이 확정되지 않은 나라 중 한 곳은 일본으로 실제 핵폭탄이 투여된 곳이라 결정이 쉽지않으리라 여겨진다.
영화는 3시간여의 긴 러닝타임에도 긴장과 스릴, 고뇌를 함께 담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개인 과학자의 고통과 시대적 상황과 집단이기주의와 권력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인간의 내면을 샅샅이 드러내고 있다.
또한 CG를 잘 쓰지 않는 놀란 감독의 아이맥스영화로의 구성은 스케일의 폭을 넓혀 영상미의 절정을 이룬다. 화면비가 1.43:1인 아이맥스는 모든 장면은 아니지만 오펜하이머의 내면이나 경험들, 또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는 장면들을 잘 보여주고 있어 용산아이파크몰 CGV극장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세상을 파괴하는 자는 천재과학자인가 아니면 그 연구를 적용하는 정치인과 군인들과 권력자들인가 아니면 시대적 흐름따라 흘러가는 것인지는 강렬한 화면을 뒤로 하고 여운을 남겼다.